
요리를 막 시작하려고 하면 은근히 먼저 막히는 순간이 있다. 바로 주방도구다. 검색을 해보면 추천 목록은 끝도 없고, 꼭 있어야 할 것처럼 보이는 도구들도 너무 많다. 칼도 종류가 많고, 팬도 다 다르고, 냄비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요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괜히 부담부터 생긴다.
하지만 요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방도구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만 잘 갖춰도 요리는 훨씬 편해진다. 이 글에서는 ‘요리를 잘하게 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요리를 덜 어렵게 만들어주는 도구’를 기준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잘 드는 칼 하나
요리 초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도구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칼이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칼은 요리를 멋지게 만들어주기보다는, 실패를 줄여준다.
잘 드는 칼은 재료를 누르지 않고 썰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 손에 힘이 덜 들어가고, 써는 과정이 훨씬 안정적이다. 반대로 무딘 칼은 괜히 힘을 더 주게 만들고, 그만큼 실수도 늘어난다. 비싸지 않아도 괜찮다. 손에 잡았을 때 무겁지 않고, 썰 때 걸리지 않는 칼 하나면 충분하다.
두 번째는 무겁지 않은 프라이팬
요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볶음 요리가 가장 많다. 계란, 채소, 고기까지 거의 모든 게 프라이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프라이팬은 초보에게 특히 중요하다.
너무 무거운 팬은 다루기 어렵고, 너무 얇은 팬은 불 조절이 힘들다. 적당한 두께에 코팅 상태가 괜찮은 프라이팬 하나면 충분하다. 팬이 안정적이면 음식이 타거나 눌어붙는 일이 줄어들고, 그만큼 요리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세 번째는 크지 않은 냄비 하나
국이나 찌개를 자주 하지 않더라도, 냄비 하나는 꼭 필요하다. 라면을 끓이든, 국을 데우든, 소스를 만들든 생각보다 쓰임이 많다.
초보일수록 큰 냄비보다는 손에 부담 없는 크기의 냄비가 좋다. 물의 양을 조절하기도 쉽고, 세척도 간단하다. 냄비 하나가 있으면 요리의 선택지가 훨씬 넓어진다.
있으면 요리가 덜 긴장되는 도구들
이 외에도 꼭 필요하진 않지만, 있으면 요리를 훨씬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들이 있다. 미끄러지지 않는 도마, 뜨거운 팬을 옮길 때 쓸 집게, 간을 조금씩 볼 수 있는 작은 국자 같은 것들이다.
이 도구들의 공통점은 요리를 빠르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덜 불안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요리가 긴장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더 자주 하게 된다.
도구는 실력을 증명하는 게 아니다
주방도구를 갖추는 일은 요리를 잘 보이기 위한 준비가 아니다. 요리를 시작하기 쉽게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하나씩 써보고, 불편하면 바꾸고, 손에 맞는 걸 찾아가면 된다.
요리 초보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도구의 개수가 아니라, 요리를 계속해볼 수 있는 마음이다. 그 마음을 지켜주는 도구 몇 가지만 있으면, 충분히 좋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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