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면,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안 나요”, “나는 손맛이 없는 것 같아요”, “요리는 재능인 것 같아요” 같은 말들이다. 사실 나도 한동안은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 똑같이 따라 했는데, 왜 내 음식은 어딘가 아쉬울까 하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요리를 조금씩, 천천히 해보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음식이 맛있어지는 데 꼭 요리 실력이 먼저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요리를 잘 못해도, 몇 가지만 알고 있으면 음식의 맛은 생각보다 쉽게 좋아질 수 있다.
레시피보다 중요한 것
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레시피를 찾는다. 물론 레시피는 중요하다. 하지만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는데도 맛이 다를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레시피에 다 담기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료의 상태, 불의 세기, 간을 보는 타이밍 같은 것들은 숫자로 정확히 적기 어렵다. 같은 ‘중불’이라도 집집마다 다르고, 같은 한 스푼의 간장도 재료에 따라 느껴지는 짠맛은 달라진다. 요리를 잘 못해도 괜찮은 이유는, 이런 것들이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쌓이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는 이미 맛의 절반이다
요리를 못해도 음식이 맛있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재료’는 꼭 비싸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철에 나와서 상태가 좋은 재료, 신선한 재료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겨울에 단맛이 오른 시금치로 만든 시금치무침은 양념을 거의 하지 않아도 맛있다. 잘 익은 토마토는 소금만 살짝 뿌려도 요리가 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재료가 이미 맛있다는 사실을.
불 조절과 기다림의 힘
요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불이다. 센 불에서 빨리 끝내고 싶어지는 마음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많은 음식은 조금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맛이 달라진다.
양파를 볶을 때도 마찬가지다. 급하게 볶으면 매운 향만 남지만, 약불에서 천천히 볶으면 단맛이 올라온다. 이건 기술이라기보다는 태도에 가깝다. 음식이 변하는 시간을 조금만 지켜봐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결과는 충분히 달라진다.
간을 ‘맞춘다’는 건 익숙해지는 일
간을 맞추는 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도 타고나는 감각이라기보다는 익숙해지는 과정에 가깝다. 자주 맛보고, 짜면 왜 짰는지 생각해보고, 싱거우면 다음엔 언제 간을 넣을지 떠올려보는 것. 이 반복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기준이 생긴다.
중요한 건 한 번에 완벽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은 조금 짜도 괜찮고, 내일은 조금 싱거워도 괜찮다. 요리는 매번 정답을 맞히는 시험이 아니니까.
맛있다는 건, 결국 편안해지는 것
요리를 잘 못해도 음식이 맛있어질 수 있는 이유는, 맛이라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의 맛이 느껴지면 대부분의 음식은 충분히 맛있다.
이 블로그에서는 어려운 요리 기술보다는, 이런 작은 차이와 느낌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잘하는 사람의 노하우보다, 함께 알아가고 싶은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요리가 부담스러웠던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작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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