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디저트 가게에 가면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아요.”
예전 같았으면 “달아야 디저트지!” 했을 텐데 말이죠.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단맛에 이렇게 까다로워졌을까요?
사실 이건 개인 입맛의 변화라기보다는, 시대 전체의 맛 취향이 바뀌어온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 2000년대 초반: 단맛 = 행복 공식의 전성기
2000년대 초반을 떠올려보면 답은 명확해요.
초코파이, 달고나, 캔커피, 달달한 프랜차이즈 음료들까지.
그 시절 단맛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위로였고, 보상이었어요.
열심히 살았으니까, 오늘 하루쯤은 달콤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랄까요.
게다가 당시에는 “당류”나 “혈당” 같은 개념이 지금만큼 일상적이지도 않았죠.
맛있으면 그게 최고였던 시절입니다.
⚠️ 단맛이 의심받기 시작한 순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건강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예요.
설탕, 액상과당, 당 중독 같은 단어들이 뉴스와 콘텐츠에 등장하기 시작했죠.
“맛있긴 한데… 이거 몸에 괜찮을까?”
이 질문이 단맛 앞에 붙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단맛은 조금 애매한 존재가 돼요.
좋아하긴 하지만, 마냥 좋아하기엔 찜찜한 맛.
🥄 단맛이 사라진 게 아니라, ‘역할’이 바뀌었다
중요한 건 이거예요.
사람들이 단맛을 싫어하게 된 건 아닙니다.
다만 단맛이 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왔을 뿐이죠.
요즘 자주 들리는 표현이 있잖아요.
- “은은하게 달아요”
- “끝맛만 살짝 달아요”
- “달지만 부담 없어요”
이 말들은 전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단맛이 튀지 않길 바란다는 거죠.
대신 사람들은 감칠맛, 고소함, 산미 같은 다른 맛들과
단맛이 조화롭게 어울리길 원하게 됐어요.
🍲 단맛의 빈자리를 채운 건 ‘깊은 맛’
단맛이 줄어든 자리에 들어온 건 의외로 화려한 맛이 아닙니다.
바로 깊은 맛이에요.
육수의 감칠맛, 발효된 재료의 풍미, 재료 자체의 단맛.
설탕으로 만드는 즉각적인 달콤함 대신,
천천히 느껴지는 맛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요즘 “단맛 없는 음식”이 인기라기보다는,
설탕 맛이 느껴지지 않는 음식이 사랑받는 거예요.
🍰 그래서 우리는 단 음식을 싫어하게 된 걸까?
정답은 이거예요.
싫어하게 된 게 아니라, 더 까다로워진 것.
예전에는 “달면 OK”였다면,
지금은 “왜 단지”, “어디서 단지”, “얼마나 단지”를 묻습니다.
단맛은 여전히 우리 식탁에 있지만,
이제는 조연이거나, 마무리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아졌죠.
어쩌면 이 변화는 입맛이 성숙해졌다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강한 자극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맛을 찾게 된 거니까요.
다음에 디저트를 먹으면서
“너무 달지 않아서 좋다”는 말이 나오면,
아, 이건 내 입맛만의 변화는 아니었구나 하고 떠올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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